석기시대 스페인 동굴서 반복된 식인 흔적... '장례 의식' 가능성도
스페인 남부 동굴에서 수천년 전 시신을 먹는 식인 풍습이 이어졌다는 고고학적 증거가 분석됐다. 연구팀은 극심한 위기 상황이나 전쟁, 갈등 때문이 아니라 장례 의식으로서 식인이 행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스페인 카탈루냐 인간고생태학·사회진화연구소와 그라나다대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스페인 남부 지역의 3곳 동굴에서 1970년대부터 수집된 인골 약 1000점을 대상으로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과 현미경 분석, 통계 및 기계학습 기법을 적용했다. 분석 결과 세 동굴에서 모두 살을 발라내거나 뼈를 절단한 흔적, 끓인 것으로 추정되는 변형, 사람의 치아 자국 등 식인 행위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확인됐다.
식인 흔적의 발생 시기와 구체적인 양상은 서로 달랐다. 말랄무에르소 동굴에서는 기원전 5000년 무렵 발생한 집단적 폭력의 흔적이 발견됐고 일부 뼈에서 사망 당시 강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골절이 확인돼 공동체 구성원 상당수가 살해된 뒤 식인 대상이 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카리구엘라 동굴에서는 신석기시대의 서로 다른 시기에 식인 행위가 반복적으로 이뤄진 흔적이 확인됐다. 가장 최근인 기원전 3800년경 마홀리카스 동굴에서는 폭력의 흔적 없이 식인 행위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유럽의 신석기시대 식인 행위가 일상적인 관습이 아니라 특정 시기와 지역에 집중돼 반복적으로 나타났으며 동일한 식인 흔적이라도 집단 간 갈등이나 장례 의식 등 서로 다른 사회적 의미를 지녔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