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선에서 어느 정당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정국 혼란 속에서, 야권 지지자들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퇴진을 목표로 아랍계 정당과의 연대를 촉구하고 나섰다.

야권 지지자들의 거리 시위와 연대 요구

외신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지에서는 수백 명의 야권 지지자들이 모여 초당적인 반(反)네타냐후 전선 구축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아랍계 정당과 유대인 야당들이 손을 잡고 장기간 이어진 네타냐후 정권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치러진 총선 결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진영은 120석의 의회(크네세트) 중 53석을 차지했고, 반네타냐후 진영은 48석을 얻었다. 아랍계 정당들은 약 30년 만에 최고의 투표율에 힘입어 19석을 확보했다. 어느 진영도 과반인 61석을 넘지 못함에 따라 아랍계 정당들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상황이다. 반네타냐후 유대인 진영(48석)과 아랍계 정당(19석)이 연합할 경우 총 67석의 안정적인 과반 확보가 가능하다.

정치권의 엇갈린 반응과 맞불 시위

아랍계와의 협력을 두고 반네타냐후 유대인 진영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가디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은 '시온주의 정부' 구성 방침을 내세우며 아랍계 정당에 의존하는 정부를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좌파 민주당의 야이르 골란 대표는 아랍 정당들의 지지를 받는 정부 구성 가능성을 옹호했다. 우파 야당인 이스라엘 베이테누의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대표는 아랍계가 연정에 참여하거나 외부에서 지원할 경우 연정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텔아비브 시위 현장 주변에서는 네타냐후 총리 지지자 100여 명이 맞불 시위를 열고 아랍 정당들과의 협력이 이스라엘에 재앙이 될 것이라는 주장에 동조했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SNS를 통해 아랍 정당들과의 협력을 비판했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늦어도 이달 5일까지 의회 내 과반 지지 확보 가능성이 큰 정당 지도자에게 정부 구성 권한을 부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명된 지도자는 28일간(필요시 14일 연장 가능)의 협상 기간을 갖게 된다.